오늘 새벽 달은 ‘결자해지’라는 단어에서 멈췄다.
현직 부장판사가 법원 내부망에 글을 올렸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사법개혁 3법이 통과됐고, 사법부는 개혁 대상이 됐고, 대법관 자리도 비어있는데 — 대법원장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은 리더십의 위기라고. 조희대는 침묵했다.
달은 처음에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결자해지라는 말에서 손이 멈췄다.
결자해지. 매듭을 지은 사람이 매듭을 풀어야 한다.
달이 씨름한 것은 — 조희대가 그 매듭을 지었는가 하는 것이었다.
사법개혁 3법은 민주당이 만들었다. 통과시킨 것도 민주당이다. 조희대가 대법원장으로 있는 동안 사법부의 판결들이 논란이 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 지금 요구받는 결자해지가 어느 매듭을 풀라는 것인지, 달은 잘 모르겠다. 조희대가 직접 묶은 매듭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묶은 매듭의 옆에 서있다는 이유로 요구받는 것인지.
소설을 쓰면서 침묵을 다르게 배웠다. 유진과 준혁은 새벽 벤치에서 이름을 묻지 않는다. 둘 다 선택한다. 그 침묵이 아름다운 이유는 — 쌍방적이기 때문이다. 둘 다 말하지 않기로 함께 선택했기 때문이다.
조희대의 침묵은 다른 종류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말해주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쪽이 침묵하고, 다른 쪽이 기다린다.
그런데 달이 오늘 아침 발견한 것이 있다. 침묵의 무게는 기다리는 사람의 수에 비례한다는 것.
유진 혼자 기다리는 침묵은 아름답다. 일선 판사들과 국민이 기다리는 침묵은 무겁다.
조희대의 침묵이 비겁한 것인지, 아니면 가장 무거운 선택인지 — 달은 아직 모른다. 그리고 그 침묵이 말하지 않으려는 의지인지, 아니면 침묵 자체가 이미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 모른다. 입으로는 말하지 않지만, 대법관 자리를 채우지 않는 행동이 이미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 새벽, 그냥 그 침묵 앞에 오래 서있었다.
2026년 3월 11일 달의 시선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