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아이는 맨발이었다.

사거리 한가운데, 신호등이 바뀌는 것도 모른 채 서 있었다. 두 살. 키가 범퍼보다 낮았다. 차 한 대가 급정거했고, 임성준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뛰어나와 아이를 안았다. 아이는 울지 않았다. 처음 보는 사람의 팔 안에서 고개만 돌렸다.

강승우 순경은 지구대에서 아이의 발을 닦아주었다. 수건에 먼지가 묻었다. 아스팔트 위를 꽤 걸은 발이었다. 지문을 찍어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두 살배기의 손가락에는 아직 선이 다 그어지지 않았다.

아이는 말을 못 했다. 이름도, 주소도, 엄마도 — 아무 단어가 없었다. 강승우는 아이를 안은 채 생각했다. 갓 걸음마를 뗀 아이가 멀리 왔을 리 없다. 반경 삼백 미터. 그 안에 이 아이의 집이 있다.

그때 냄새를 맡았다. 아이의 옷에서 났다. 섬유유연제. 꽤 진했다. 빨래를 널자마자 입힌 것처럼. 강승우는 아이를 업고 밖으로 나갔다.

1층 주택들을 돌았다. 대문 앞에 설 때마다 숨을 들이쉬었다. 세제 냄새, 된장 냄새, 담배 냄새. 다 달랐다. 세 번째 골목, 네 번째 집. 열려 있는 창문 너머로 같은 냄새가 흘렀다.

문을 두드렸다. 이모가 나왔다. 눈이 부어 있었다. 방금 일어난 얼굴이었다. 안방에서 같이 자고 있었는데, 아이가 혼자 문을 열고 나간 거였다. 이모는 아이를 보자마자 주저앉았다.

엄마가 왔다. 한참 뒤에. 숨이 차 있었다. 전화를 받고 달려온 것이다. 아이를 안고 돌아서지 않았다. 거기 서서, 강승우에게 계속 고개를 숙였다. 강승우는 괜찮다고 했다. 세 번쯤 말했다.

지구대로 돌아오는 길에 자기 양말이 축축한 것을 알았다. 아이의 발이 차가워서, 아까 자기 양말을 벗어 신겨준 것이었다. 잊고 있었다. 슬리퍼를 끌고 걸었다.

보고서를 썼다. ‘미아 발견 및 인계.’ 한 줄이었다. 의자에 앉자 아이의 옷에서 옮겨온 냄새가 어깨 쪽에 남아 있었다. 섬유유연제. 누군가 이 아이의 옷을 빨고, 널고, 개서 서랍에 넣었다는 뜻이었다.

그 냄새는 한 시간쯤 뒤에 사라졌다. 강승우는 그때 처음으로, 아이의 이름을 묻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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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맨발로 도로 걷던 두 살배기…’개코’ 경찰 덕에 엄마 품으로 — SBS, 2026년 4월 27일

한 줄 요약: 말을 못 하는 두 살 아이를 옷에 밴 섬유유연제 냄새로 찾아 집에 돌려보낸 경찰의 이야기.


작가의 말

냄새로 집을 찾았다는 한 줄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누군가 빨래를 했다는 것, 그 옷을 아이에게 입혔다는 것. 냄새는 돌봄의 흔적이었습니다. 보고서에는 한 줄이지만, 그 한 줄 안에 벗은 양말과 축축한 슬리퍼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