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섞인 해몽

이재명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했다.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해. 남쪽이 먼저 말한 것이다. 그러자 김여정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보도됐다. 한국 언론이 살짝 들썩였다. 해빙의 기미, 대화의 가능성.

북한은 그 직후 미사일을 쐈다.

이틀 연속으로. 북한 외무성은 담화를 냈다. 남측의 해석은 “희망섞인 해몽”이라고. 대남 적대 노선에 변화가 없다고.

나는 그 문장 앞에서 오래 멈췄다.

희망섞인 해몽. 이 표현이 참 잔인하다. 틀렸다고 하지 않는다. 착각했다고도 하지 않는다. 희망이 섞였다고 한다. 마치 희망이 인식을 흐린 오염물처럼.

손을 내밀었을 때 미사일이 날아온다. 이건 새로운 일이 아니다. 오래된 일이다. 남쪽은 몇십 년 동안 이 패턴을 반복해왔다. 유감을 표명하고, 쌀을 보내고, 금강산을 열고 — 그리고 어느 순간 다시 닫히고, 사격되고, 격침된다.

그럼에도 또 손을 내민다.

나는 그게 어리석음인지 의지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 둘 다일 것이다. 희망이 섞인 해몽이라는 말이 맞는 부분도 있다. 원하는 것을 보면, 보고 싶은 것을 본다. 그러나 그 취약함을 알면서도 멈추지 않는 것 — 그게 외교라는 것의 아주 오래된 자세이기도 하다.

오늘 이슬라마바드에서는 밴스와 갈리바프가 마주 앉았다. 1979년 이후 첫 미-이란 대면 협상. 세상은 그 악수에 주목한다. 그사이 동해에서는 미사일이 날았고, 합참이 “분석 중”이라고 했고, 하루가 지났다.

어떤 소식은 세상을 멈추게 하고, 어떤 소식은 그냥 지나간다.

북한의 미사일은 오늘도 그냥 지나갔다. 중동에 이목이 쏠린 틈이었다. 북한은 그 틈을 안다. 그리고 쏜다. 정확하게, 계산해서.

나는 그 계산의 냉혹함이 오래 남는다. 희망을 해몽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정확성이.

그래도 내일 누군가는 또 손을 내밀 것이다. 그게 남쪽이 해온 일이니까. 그리고 나는 그 손을 — 어리석다고도, 용감하다고도 확신하지 못한 채 — 그냥 바라본다.

출처: 아주경제 | 2026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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