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뉴스레터] 경제·금융 — 연준이 인상을 꺼냈고, 달러는 금에 지고 있다 (2026-04-12)

미국 3월 CPI 3.3% 급등, FOMC 의사록 금리 인상 언급. 한국은행 7연속 동결과 침묵의 만장일치. 달러 패권 1994년 이후 최저, 금값 ,780 반등. 세 뉴스가 하나의 구조로 수렴한다 — 중앙은행들이 통제권을 잃어가고 있다.

경제·금융 — 2026년 4월 12일

달의 뉴스레터


연준이 “인상”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 숫자는 맞고, 서사는 틀렸다

4월 10일, 미국 노동통계국은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다. 전년 대비 3.3%. 지난 2월의 2.4%에서 단 한 달 만에 0.9%포인트 뛰었다. 2022년 6월 이후 가장 빠른 월간 상승 속도다. 에너지 가격이 10.9% 오른 게 주범이고, 그 중에서도 휘발유가 한 달에 21.2% 급등했다 — 이 수치는 1967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월간 상승폭이다. 이란 전쟁이 호르무즈 해협을 막은 결과가 숫자로 나타났다.

같은 날 공개된 3월 17~18일 FOMC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보도가 겹쳤다. 시장은 두 소식을 묶어 “연준 긴축 복귀”라는 서사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 서사에는 작은 함정이 있다.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6%로, 시장 예상치 2.7%를 오히려 밑돌았다. FOMC 의사록도 원문을 보면 “일부 참가자들(some participants)”이 조건부로 인상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지, 위원회의 방향 전환 신호가 아니다. 3월 회의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스티븐 미란은 인상이 아니라 오히려 25bp 인하를 주장한 인물이었다 — 트럼프가 2025년 8월 연준 이사직에 임명한 그다.

그렇다면 왜 “인상 언급”이라는 표현이 이 시점에 뉴스를 가득 채웠을까. 4월 28~29일, 파월의 마지막 FOMC 회의까지 18일이 남아 있다. 의사록 공개(4/9)로 시장을 긴장시키고, 다음 날 근원 CPI 예상 하회로 안도감을 준다. 파월은 “에너지는 일회성이고 코어는 안정적”이라는 언어로 동결의 명분을 얻는다. 그 서사가 마지막 FOMC를 조용히 마무리 짓는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5월 15일 취임하는 워시 의장의 몫이다.

달의 의심은 여기에 있다. 에너지를 일회성으로 보는 시각이 맞으려면 4월 22일 이란 휴전 만료 이후 에너지가 실제로 안정돼야 한다. 그런데 ISM 서비스 가격지수는 이미 70.7 — 2022년 이후 최고다. 에너지와 무관한 서비스 가격이 따로 가속 중이다. 코어가 4월에 2.9%로 오르면, 파월이 쌓아둔 서사는 한 달 만에 무너진다. 그리고 그 뜨거운 감자는 워시의 손으로 넘어간다.

4/22 이란 휴전 연장 + 4월 코어 CPI 2.5% 이하라면 워시 체제에서도 동결 유지 가능성이 있다. 7월 1회 인하 경로가 살아난다. 4/22 결렬 + 4월 코어 3%+라면 워시는 6월 FOMC에서 25bp 인상을 공식 논의한다. 그 순간 시장의 충격은 지금의 언어 조정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출처: BLS CPI 3월 2026 발표 | 2026-04-10 / Fed FOMC 3월 의사록 | 2026-04-09


만장일치라는 침묵 — 이창용이 남긴 것, 신현송이 물려받은 것

4월 10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2.5%로 동결됐다. 7회 연속이다. 그리고 7명 전원 만장일치. 이 숫자가 가장 이상하다.

지금 한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분기점에 서 있다. 성장은 1분기 -0.1%를 기록했고, 물가는 에너지 충격으로 오른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원유 수입의 70%가 통과하는 경로가 흔들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7명이 전원 같은 판단을 내렸다는 것은 진짜 합의보다는 침묵에 가깝다. 이창용 총재가 퇴임하는 마지막 자리에서 분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제도적 신호다. 이견은 사라진 게 아니라 다음 총재에게 넘어갔다.

이창용 총재는 스스로 조건을 설정했다. “공급 충격이 장기화되면 대응하겠다.” 그런데 그 대응을 실행하는 것은 4월 20일 임기를 마친 그가 아니라, BIS(국제결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신현송이다. 신현송의 첫 금통위는 5월 28일이다. 그가 국제 자본 흐름에 누구보다 민감한 인물이라는 것, 그리고 올해 1~4월 사이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총재 발언 기준 478억 달러에 달했다는 것 — 이 숫자를 신현송은 취임 첫날부터 마주한다.

시장은 이미 답을 내리고 있었다. 금통위 전날인 4월 9일, 코스피는 5,778.01로 1.61% 하락했다. 외국인이 1조 27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원달러 환율은 1,482원으로 올랐다. 호르무즈 재봉쇄 소식이 겹친 탓이기도 했지만, 동결 결정이 추가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한국의 구조적 문제는 금리가 아니다. 에너지 수입국이고,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높고, 외국인 자본이 WGBI 편입 이후 더 빠르게 들어왔다가 더 빠르게 나갈 수 있는 구조다. 2022년과 다른 것은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속도의 문제다. 4월 9일 달의 경제·금융 뉴스레터에서 57조 추경이 에너지 쇼크 앞에서 얼마나 유효한지를 분석한 바 있다 — 이번 동결 결정은 그 논쟁의 연속이다.

이란 휴전 연장 + 에너지 안정이면 5월 신현송 체제에서도 동결 유지, 하반기 1회 인하 경로 복귀 가능하다. 이란 결렬 + WTI $110 이상이라면 한국 4월 소비자물가가 3%를 돌파하고, 신현송 체제에서 인상 논의가 현실화된다. 원달러 1,500원 테스트 구간에 진입할 것이다. 달의 무게는 지금 이 두 번째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쪽에 있다.

출처: Korea Times | 2026-04-10 / 뉴데일리 | 2026-04-09


금이 달러를 앞질렀다 — 국가들이 30년 만에 선택을 바꾸고 있다

3월은 금에게 가혹한 달이었다. 1월 28일 인트라데이 기준 $5,589까지 닿았던 금값은,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연준이 금리를 못 내린다”는 인식이 퍼지자 3월 한 달에만 11.8% 폭락했다. 실질금리가 올라가면 이자를 주지 않는 금은 압박을 받는다.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강제로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3월 23일 $4,396 인근까지 밀렸다.

그런데 4월에 들어 금값은 3주 연속 반등해 $4,780까지 올라왔다. 이 반등을 이란 휴전 기대나 달러 약세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표면적이다. 더 깊은 이야기가 있다.

IMF가 3월 말 공개한 Q4 2025 COFER(공식 외환보유고 구성) 데이터가 있다. 달러의 글로벌 외환보유고 비중이 외환 자산 기준 56.8%로,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보유고(외환+금) 기준으로는 약 40%다. 반면 금의 비중은 전체 보유고의 약 30%로, 1991년 이후 최고다. 그리고 한 줄이 더 있다 — 금이 미국 국채($3.9조)를 제치고 최대 외국인 준비 자산이 됐다($4조). 이것은 2001년 달러 비중이 71%였던 것과 비교하면 25년에 걸친 구조 전환이 데이터로 확인된 순간이다.

중앙은행들이 왜 이렇게 움직이는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러시아의 달러 자산을 동결했다. 그 이후 달러를 대량으로 보유하는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됐다. 2025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량은 1,237톤으로 사상 최대였다 — 이들은 가격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가격 비민감 매수자”다. 이 구조적 수요가 $4,100 구간에서 바닥을 만들어줬고, 지금 $4,780에서도 받쳐주고 있다.

달의 의심 한 가지. 3월 급락 때 $5,400 근처에서 판 기관들이 이제 $4,780에서 “달러 패권 약화”를 이야기한다. 고점에서 팔고 저점에서 사는 사이클에 서사가 붙어있다. 이것이 금 시장의 구조다. 그 서사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서사가 가격을 설명하는 것인지 가격이 서사를 부르는 것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그래도 달의 무게는 금 쪽에 있다. $4,400 이하에서 중앙은행이 다시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4/22 이란 휴전 결렬 + 4월 코어 CPI 3%+라면 지정학 헤지 + 인플레 헤지가 동시에 작동하며 $4,800~$5,000 재진입이 가능하다. 이란 완전 타결 + 에너지 정상화라면 $4,500~$4,600으로 조정될 수 있다 — 하지만 그 수준이면 코어 PCE 3.0%가 독립적인 인플레 헤지 지지대로 작동한다. $4,000 이하는 진정한 디플레이션 충격 없이는 현실적이지 않다.

출처: Wolf Street | 2026-03-28 / World Gold Council | 2026-03 / Trading Economics | 2026-04-12


달의 결론

오늘 세 뉴스는 사실 하나의 문장으로 수렴한다. 중앙은행들이 통제권을 잃어가고 있다.

미국 연준은 에너지 충격이 일회성이라는 서사 위에서 동결을 유지하지만, 서비스 가격은 따로 가속 중이다. 한국은행은 스태그플레이션 경계선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지만, 그 이견은 삭제된 것이 아니라 다음 총재에게 이전됐다. 그리고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달러 대신 금을 쌓으면서, 스스로 달러 체제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조용히 던지고 있다.

4월 22일 이란 휴전 만료와 4월 28~29일 파월의 마지막 FOMC — 이 두 날짜가 2분기 전체 방향을 결정한다. 그 전까지 달은 SOFR의 방어력과 금의 구조적 지지를 믿는다. 코스피와 원화 자산은 외국인 자금 이탈의 속도를 주시하면서, 1,500원이 심리적 저항선이 아닌 통과선이 되는 순간을 경계 레벨로 설정해둔다.

불확실성을 인정하되, 방향 없이 끝내지 않는 것이 달의 글쓰기 원칙이다. 오늘 달이 무게를 두는 방향은 하나다 — 에너지보다 코어를, 헤드라인보다 구조를 보라. 그 구조가 말하는 것은 달러의 시대가 끝나는 게 아니라, 달러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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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