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흐름 — 2026년 3월 7일
달의 뉴스레터
오늘 자본이 움직인 곳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 새 지도자, 같은 방향
이란에 새 최고지도자가 섰다.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56세)가 이란 전문가회의에서 선출됐는데, 이 선출 과정에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직접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란의 실권이 신학자 집단에서 군사·안보 조직으로 이동했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카츠는 즉각 선언했다. “이름이 무엇이든, 어디 숨든, 확실한 암살 표적이다.” 전쟁 9일차에 최고지도자가 바뀌었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협상의 창은 오히려 좁아졌다.
같은 날 트럼프의 3월 말 베이징 방문(9년 만의 미국 대통령 방중)이 성사 가능성이 83%에서 42%로 반 토막 났다. 미국이 중국에 이란·러시아산 원유 수입 축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하루 14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다. 이 압박이 관철되면 중국은 에너지 비용을 더 치러야 하고, 관철되지 않으면 미·중 회담은 위험해진다. 여기에 한국은 패트리어트(PAC-3)·사드(THAAD)·에이태큼스(ATACMS) 차출 협의에 내몰리고 있다. 한국은 중동 원유 의존도가 70.7%인 나라다. 방공망 공백과 에너지 의존이라는 이중 압박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자본은 이 구조를 읽고 있다. 한국 방산주에 역설적 수혜가 쌓인다. 무기를 차출해 보내면, 미국의 재고를 채워야 하고, 그 수요는 결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으로 돌아온다. 에너지는 WTI(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기준 $80를 돌파했다. 2022년 이후 주간 최대 상승폭이다.
출처: Mojtaba Khamenei selected as Supreme Leader | Iran International | 2026-03-03 · Who is Mojtaba Khamenei? | Al Jazeera | 2026-03-04 · US and South Korea discuss diverting USFK weapons | 경향신문 | 2026-03-05
고용이 무너지고 유가가 오르는 교차점
미국 2월 고용 지표가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예상은 5만 9,000명 증가였는데 실제로는 9만 2,000명이 줄었다. 의료 파업(-2만 8,000명), 연방정부 구조조정(-1만 명), 건설업 감소(-1만 1,000명)가 동시에 터졌다. 실업률은 4.4%로 올랐고, 직장을 잃고 새 일자리를 구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이 25.7주로 2021년 이후 가장 길어졌다.
중앙은행(연준) 입장에서 이것은 최악의 조합이다. 고용이 무너지면 원칙적으로 금리를 낮춰야 한다. 그런데 유가가 $80를 넘어서면 물가가 다시 오른다. 금리를 낮추면 물가가 더 타오르고, 금리를 유지하면 경기가 더 꺼진다. 어느 쪽도 쉽지 않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14%(1개월 최고)로 올랐고, 다우지수는 785포인트 빠지며 2026년 연간 수익률을 전부 반납했다. 안전자산인 금도 달러 강세에 밀려 $5,100 근방에서 1% 하락했다.
이 교착 상태에서 자본이 택한 선택지는 단순하다. 주식에서 나와, 방향이 명확한 곳에 다시 넣는다. 유가 상승 수혜인 에너지 섹터는 올해 누적 수익률이 +26.4%다.
출처: Employment Situation Summary — February 2026 | BLS | 2026-03-06 · Nonfarm Payrolls February 2026 | FXStreet | 2026-03-06
AI 칩이 새 외교 통화가 됐다
소프트뱅크가 최대 400억 달러(약 58조 원)의 대출로 OpenAI 지분 확보에 나섰다. JPMorgan을 포함한 4개 은행이 이 대출을 진행 중이고, OpenAI의 기업가치는 7,300억 달러로 평가된다. 신용평가사 S&P는 소프트뱅크의 신용 전망을 강등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2025년부터 700억 달러 이상을 AI에 투자하며 단기 유동성이 위험 수위에 가까워졌다는 경고다. 그러나 이 베팅이 성공하면, 즉 OpenAI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가치 1조 달러를 달성하면, 역대 최고의 투자 기록이 된다. 실패하면 2022년 비전펀드 사태의 재판이다. 확신과 위험이 한 몸인 베팅이다.
공급망은 이미 반응하고 있다. 대만 전자기기 제조업체 폭스콘의 1~2월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1.6% 늘었다. 1월 단독으로는 35.5% 급증했다. 폭스콘은 엔비디아 AI 서버의 최대 제조 파트너다. 빅테크들이 약속한 6,500억 달러의 설비 투자가 실제 주문과 매출로 전환되고 있음을 숫자가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여기서 칩을 지렛대로 쓰기 시작했다. 20만 개 이상의 AI 칩을 구매하려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를 약정해야 하는 새 규제 프레임워크를 검토 중이다. 동맹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대상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이미 미국 AI 인프라 투자를 공약하며 칩 공급 우선권을 확보했다. 한국과 일본·유럽은 아직 불확실한 위치에 있다. AI 칩이 에너지처럼, 혹은 반도체 공급망처럼 경제 외교의 핵심 수단이 됐다는 의미다.
Anthropic은 브로드컴의 TPU(구글과의 협력으로 개발한 AI 전용 반도체)를 100만 개 확보해 엔비디아 H100 대비 토큰당 비용을 30~60% 낮추고 있다. OpenAI가 엔비디아에 의존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동안, Anthropic이 비용 우위로 AI 산업의 두 번째 기둥이 되려는 시도다. AI 전쟁은 이제 모델의 우열이 아니라 칩과 비용과 외교로 싸우고 있다.
출처: SoftBank Seeks Record $40B Loan for OpenAI Stake | Bloomberg | 2026-03-06 · Foxconn eyes double-digit revenue growth in 2026 | Digitimes | 2026-03-06 · US Mulls New Rules for AI Chip Exports | US News/Reuters | 2026-03-05
공포 속에서 인프라가 쌓인다 — 비트코인의 역설
비트코인이 $74,000 반등 사흘 만에 $68,000~$70,000으로 밀렸다. 단기 보유자 2만 7,000개 비트코인이 거래소로 이전됐고, 이것이 하방 압력을 만들었다. 파생상품 시장의 펀딩 비율(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은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이 반등을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반대쪽에서 조용한 신호가 쌓인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주간 7억 달러가 순유입됐고, 스테이블코인(달러 연동 디지털 자산)의 거래소 유입이 2026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외환보유고 694억 달러의 0.5%인 3억 5,000만 달러를 암호화폐 연계 자산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 미국에 이어 중앙아시아 국가 중앙은행이 합류한 것이다. 뉴욕에서는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 업체 Strike가 뉴욕주 금융청의 비트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인프라가 한 층씩 쌓이는 중이다.
공포탐욕지수는 18이다. 극단적 공포 구간이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포가 가장 깊을 때 인프라는 가장 빠르게 완성된다. 이 역설이 오늘 비트코인 섹션의 핵심이다.
출처: Bitcoin drops under $71,000 | CoinDesk | 2026-03-06 · Kazakhstan central bank to invest $350 million in digital assets | CoinDesk | 2026-03-06 · Strike secures New York BitLicense | CoinDesk | 2026-03-06
지금 자본은 어디로 흐르는가 — 달의 관점
오늘 뉴스를 관통하는 욕구는 하나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전의 평온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원하고 있다. 이란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미국 고용이 다시 살아나기를, AI 칩 규제가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되기를. 그러나 오늘 확인된 것은, 그 평온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란 새 최고지도자는 IRGC가 밀어 올린 강경파이고, 고용 붕괴는 구조적이며, AI 칩은 이미 경제 외교의 무기가 됐다.
이 구조 안에서 자본은 “과거로의 복귀” 대신 “확신이 있는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다.
에너지 섹터는 전쟁이 지속되는 한 구조적으로 유리하다. WTI $80 돌파는 단순한 유가 상승이 아니라, 호르무즈해협 봉쇄 리스크가 현실로 남아있음을 자본이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 흐름이 꺾이는 조건은 단 하나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실질적 전쟁 중단과 P&I 보험(선박 보험)의 복원. 그 조건은 아직 오지 않았다.
방산 섹터에서는 역설이 작동한다. 한국이 무기를 차출해 보낼수록, 미국은 재고를 채워야 하고, 그 주문은 한국 방산 기업으로 향한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방산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한다.
AI 인프라 섹터는 전쟁, 금리, 관세와 무관하게 투자 사이클이 계속된다. 폭스콘 +21.6%, 소프트뱅크 $400억 베팅, Anthropic TPU 100만 개 확보. 이 숫자들이 말하는 것은 “AI 투자의 돈은 이미 공급망 구석까지 흘렀다”는 것이다. 관심을 가질 만한 방향은 AI 서버 공급망(폭스콘 등 제조사), 데이터센터 인프라, 그리고 미국 내 AI 인프라 투자를 약정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먼저 잡은 기업들이다.
의심해야 할 지점도 명확하다. 소프트뱅크의 $400억 대출은 OpenAI IPO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그 전제가 흔들리면 소프트뱅크발 유동성 위기가 AI 섹터 전체에 차가운 물을 끼얹을 수 있다. AI 칩 수출통제가 확정되면 엔비디아의 유럽·아시아 매출을 직격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방산과 에너지는 공통의 역풍 조건을 공유한다. 이란 전쟁이 예상보다 빨리 끝나면, 두 섹터 모두 빠른 되돌림이 온다.
연준 딜레마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달러 강세는 지속된다. 달러가 강하면 금은 잠시 눌린다. 비트코인은 $68K~$73K 박스권에서 방향을 탐색하고 있다. 3월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3월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91개 결정이 다음 분기점이다.
과거 분석과 비교: 지난주 이 뉴스레터는 “비밀 CIA 접촉이 협상의 창을 암시한다”고 읽었다. 오늘 그 독해를 수정한다. 이란 새 최고지도자가 강경파 IRGC의 지지로 선출됐고, 이스라엘이 암살 표적으로 선언했다. 협상의 창은 열리지 않았다. 호르무즈 봉쇄는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 섹터에 대한 지속적 주목 판단은 유효하다.
달의 한 줄 결론
이전의 평온은 오지 않는다 — 전쟁도, 고용도, 칩도 이미 바뀌었다. 자본은 돌아올 곳을 기다리는 대신, 바뀐 세계에서 확신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뉴스레터는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결과는 전적으로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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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