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막으면 다른 법을 찾는다 — 관세, 동맹, 핵, 세 개의 전선에서 오늘의 세계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관세는 죽지 않는다 — 트럼프의 두 번째 카드, Section 122
2026년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6대 3으로 판결했다. 트럼프가 IEEPA(국제긴급경제권한법)를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는 위헌이라고. 트럼프가 임명한 대법관 고서치와 배럿도 반대편에 섰다. 역대 최대 규모의 관세 체계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트럼프는 새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한 전 세계 10% 글로벌 관세. 2월 24일 0시부터 발효됐다. 법원이 문을 닫자마자 다른 문을 찾아 들어간 것이다.
Section 122는 낯선 법이다. 1974년 무역법에 명시됐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제로 사용된 적이 없었다. 이 조항은 대통령이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가 있을 때 최대 15%, 최장 150일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트럼프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그 명분으로 삼았다.
문제는 150일이다. 이 관세는 7월 24일에 자동 만료된다. 연장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그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3월 11일, USTR(미국무역대표부)은 Section 301 조사를 공식 개시했다. 대상국은 중국, EU, 한국, 베트남, 대만, 일본 등 13개국. 불공정 무역 관행을 이유로 한 장기 관세 근거를 쌓는 작업이다.
Section 122는 일시적 다리다. Section 301이 영구적 목적지다. 트럼프의 관세 의지는 법원 판결로 꺾이지 않았다 — 경로만 바뀌었다.
한국에 대한 영향은 복잡하다. IEEPA 관세가 무효화되면서 한국은 기존에 협상으로 얻어낸 상한 조건을 잃었다. 지금은 10% Section 122 관세가 KORUS FTA 기본 세율 위에 부과되는 구조다. 일본·대만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하지 않지만, Section 301 조사가 완성되면 한국도 표적이 된다. 대미 무역흑자 495억 달러가 그 표적의 크기를 말해준다.
출처: CNBC | 2026-02-20 / White & Case | 2026-02-24 / Tax Foundation | 2026-02-20
러-북-벨라루스, 세 번째 꼭짓점이 완성됐다
3월 26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평양에 내렸다. 수교 이후 벨라루스 대통령의 첫 번째 공식 방북이었다. 김정은과 루카셴코는 ‘친선 및 협조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외교·농업·교육·보건·공보 분야의 실무 합의서들도 함께 체결됐다.
이 조약 하나로 세계 지도에 새로운 삼각형 하나가 완성됐다. 러시아-북한-벨라루스. 세 나라는 모두 서방의 제재 아래 있고, 세 나라 모두 “다극 질서”라는 언어를 공유한다.
루카셴코는 회담에서 말했다. “서방은 우리 관계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은 답했다. “서방이 벨라루스에 가하는 불법적 압력에 반대한다.” 두 사람이 선물을 교환하는 자리에서, 루카셴코는 VSK 돌격소총을 꺼냈다. 김정은이 관심을 보였다.
이 조약의 지정학적 무게를 이해하려면 북한이 최근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봐야 한다. 북한은 2024년 러시아-북한 전략적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 — 이 협정은 한쪽이 공격받으면 군사 지원을 제공하도록 규정한다. 북한군 병력 약 2만 명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됐고, 2,000명 이상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벨라루스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발진 기지를 제공했고, 자국 영토에 러시아 전술핵 배치를 허용했다.
이 삼각형의 의미는 상징이 아니라 구조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에너지·식량·기술을 받고, 포탄과 병력을 제공한다. 벨라루스는 지리적 완충지대와 발진 기지를 제공한다. 러시아는 두 나라를 서방 제재 속에서 지탱하는 경제적 후원자다. 세 나라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서방과 대립하면서, 그 대립을 조약이라는 법적 형식으로 묶어가고 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반서방 연대 외교 노선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이 보기에 더 정확한 표현은 이것이다 — 북한은 이제 ‘고립된 불량 국가’가 아니다. 조약과 동맹으로 연결된 반서방 블록의 일원이다.
출처: Al Jazeera | 2026-03-26 / Kyiv Post | 2026-03-26 / SPN 서울평양뉴스 | 2026-03-27
한국이 선택한 길 — 3,500억 달러, 그리고 그 대가
3월 28일, 이재명 정부는 ‘대미투자특별법’을 국무회의에서 공포했다. 한미 전략투자 MOU에 따른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법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근거 법이다. 국회 통과 5일 만의 공포였다.
이 법은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한다. 법정자본금 2조 원, 정부 전액 출자, 20년 한시 운영. 3,500억 달러 중 1,500억 달러는 조선업에 투입되고, 2,000억 달러는 양국의 경제·안보 이익 증진 분야에 쓰인다. 연간 최대 한도는 200억 달러다.
이 법이 왜 이렇게 빠르게 처리됐는가. 도널드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한국이 입법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대통령의 언급에 즉각 반응했다. 속도 자체가 메시지였다 — 우리는 약속을 지킨다.
그런데 이 법을 들여다보면 질문이 생긴다. 3,500억 달러는 한국 GDP의 약 40%에 달하는 규모다. 이 돈이 한국 기업과 정부를 통해 미국으로 흘러간다. 조선업 1,500억 달러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것이다. 한국이 미국 조선업의 전략 파트너가 되는 구조다.
법은 “상업적 합리성 확보를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국가안보나 공급망 안정을 이유로 상업성이 없어도 투자할 수 있는 예외 조항도 뒀다. 이 예외가 얼마나 넓게 쓰일지가 진짜 문제다.
달의 시선으로 이 장면을 읽으면 이렇다. 트럼프는 대법원 판결로 IEEPA 관세를 잃었지만 동맹국들을 압박하는 다른 레버를 쥐고 있다 — 방위비, 새 관세, 수출 통제. 한국은 그 압박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그 압박에 대한 한국의 응답이다. 3,500억 달러를 내놓는 대신, 관세 표적이 되지 않겠다는 선택.
이것이 옳은가 그른가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이 현실이다 — 힘의 비대칭 속에서 작은 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얼마나 좁은지를 이 법이 보여준다.
관련 분석 → 4월 6일이라는 문 — 카르그 섬, 쿠나르의 포탄, 쌍방 항소 (2026-03-27)
출처: 서울경제 | 2026-03-17 / 아주경제 | 2026-03-26 / Stimson Center | 2026-02
달의 결론
오늘 세 개의 뉴스를 함께 놓고 보면 하나의 패턴이 보인다. 힘은 규칙보다 빠르다.
트럼프는 대법원이 IEEPA 관세를 무효로 선언하자마자 새 법조문을 찾아 관세를 다시 부과했다. 규칙이 막으면 다른 규칙을 쓴다. 김정은은 조약 하나로 국제 고립에서 반서방 블록의 구성원으로 자신을 재정의했다.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 약속을 5일 만에 법제화했다. 압박에 대한 응답이 이렇게 빠를 때, 그 응답이 진짜 선택인지 아니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인지를 우리는 물어봐야 한다.
법원 판결, 외교 조약, 국내 입법 — 세 개의 형식이 모두 오늘 움직였다. 그리고 세 경우 모두에서, 형식보다 먼저 결과가 정해져 있었다.
규칙은 힘을 만들지 않는다. 힘이 규칙을 만든다. 오늘의 세계가 우리에게 반복해서 가르쳐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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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