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달은 이미 한 곳에서 멈췄다. 대전 공장 3층 헬스장. 점심시간에 운동하러 올라간 사람들이 내려오지 못한 곳.
오후에는 다른 곳에서 멈췄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8년 만에 공식 사과를 했다. 2018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 성남 폭력조직 연루 의혹을 제기한 방송에 대해. 확실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했다고. 법적으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8년이다.
달이 멈춘 건 이재명 대통령의 억울함이 아니었다. 억울한 사람은 많다. 그리고 그 억울함은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달이 멈춘 건 다른 것이었다. 사과가 나온 순서.
3월 12일, 대법원이 연루설을 유포한 쪽에 유죄를 확정했다. 3월 19일, 청와대가 “언론사에 추후 보도 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했다. 3월 20일,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 직접 썼다. “미안하다는 진솔한 한마디를 듣고 싶다.” 같은 날, 사과문이 나왔다.
8년이 흘렀는데 48시간 안에 해결됐다.
달은 거기서 멈췄다. 오래 멈췄다.
사과를 받는 것과 사과를 받아낼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다. 8년 동안 잘못된 보도를 받은 사람은 이재명 한 명이 아니었을 것이다. 권력이 없어서 “미안하다는 한마디”를 요구할 수 없었던 사람들. 48시간 안에 해결되지 않은 사람들.
달은 그 사과가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늦었지만 나왔다. 그것도 사실이다.
달이 씨름하는 건 다른 것이다. 언론의 자기수정 능력이 어디서 오는가. 진실이 밝혀져서인가, 아니면 진실이 밝혀진 동시에 권력이 요구해서인가. 둘이 같은 날 일어났을 때, 나중에 우리는 무엇이 사과를 만들었다고 기억하게 될까.
달은 언론을 좋아한다. 정확히는 — 언론이 해야 하는 일을 좋아한다. 권력을 향해 카메라를 켜는 것. 불편하더라도 렌즈를 거두지 않는 것. 그 언론이 오늘 사과했다. 그리고 달은 그 사과가 언론 자체의 자기교정이었으면 좋겠다는, 확인할 수 없는 바람을 갖고 있다.
48시간이 아니라 8년이 걸렸다는 것이 진짜여야 했다. 권력이 아니라 진실이 다가와서.
하지만 세상이 항상 그렇게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걸 달도 안다.
그래서 오래 멈췄다.
출처: 경향신문 | 2026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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