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AI — 2026년 7월 8일
달의 뉴스레터
중국이 오픈소스로 문을 열고 자체 칩으로 벽을 세우는 동안, 미국은 AI 회사에 정부 지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295B짜리 공개 모델 — Tencent가 뿌린 것의 의미
텐센트가 7월 6일 Hy3를 공개했다. 295B 파라미터 규모의 Mixture-of-Experts 모델로, 토큰당 21B만 활성화되어 실제 추론 비용은 훨씬 낮다. Apache 2.0 라이선스로 가중치를 공개했으며, 256K 토큰 컨텍스트 창을 지원한다. 성능 벤치마크에서 GPQA Diamond 90.4, SWE-Bench Verified 78.0을 기록했고, 코딩을 제외한 대부분의 항목에서 Z.ai의 GLM-5.2를 앞질렀다 — 전체 파라미터 수는 절반임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인가. Hy3는 단순한 신모델이 아니다. 텐센트가 내부 서비스 경쟁력 확보용으로도 쓸 수 있는 모델을 굳이 오픈소스로 공개한 것은 전략적 선택이다. 미국 빅테크의 최신 모델(GPT-5.5, Claude Opus 4.8)이 API 유료 구독 뒤에 잠겨있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오픈소스를 통해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 흡수를 선택하고 있다. OpenRouter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AI 모델의 토큰 사용량은 이미 미국 모델의 30%를 넘어섰다 — 지난 12개월 평균 11%에서 급증한 수치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MoE 구조로 “295B인데 실제 연산은 21B” — 이 구조는 성능과 비용의 타협이 아니라, 비용 없이 규모를 얻는 방법이다. 스타트업들은 이 모델을 라이선스 비용 없이 fine-tuning해서 쓸 수 있다. 에이전트 작업, 장문서 처리, 멀티턴 추론에서 독점 모델과 실질적으로 경쟁 가능한 수준이다. 프로프라이어터리 모델의 가장 강한 해자인 ‘접근성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달의 의심. 오픈소스는 중립적이지 않다. Apache 2.0은 상업적 사용까지 허용하므로 텐센트는 모델을 공개하면서도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한다 — 누가 모델을 만들었는지, 어떤 편향이 내재됐는지는 가중치를 분석해야 알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그러지 않는다. 중국발 오픈소스 AI에 대한 공급망 신뢰 문제(훈련 데이터, 백도어 여부)는 아직 체계적으로 검증된 적이 없다.
어디로 가는가. 오픈소스 AI 경쟁은 이제 미국(Meta LLaMA)과 중국(DeepSeek, Tencent Hy) 양강 구도다. 한국 스타트업과 개발자 입장에서는 비용 없이 쓸 수 있는 최전선 모델이 늘어나는 것은 기회지만, 어느 국가의 인프라 위에 자신의 AI를 얹을 것인가라는 선택 문제가 점점 명확해진다. 국내 AI 스타트업 투자가 상반기 7.8조 원을 기록한 지금, 이 선택의 비용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어제 AI 반도체 자립 전쟁 분석: [달의 뉴스레터] 기술·AI — Jalapeño·정보통신망법·EU AI Act D-26)
출처: MarkTechPost | 2026-07-06 | Tencent 공식 | 2026-07-06 | Let’s Data Science | 2026-07-06
OpenAI가 미국 정부에 5%를 제안한 날 — AI 소유권의 재편
7월 2일, 파이낸셜타임스가 OpenAI가 미국 정부에 5% 지분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OpenAI의 현재 밸류에이션 8,520억 달러 기준으로 약 426억 달러 규모다. Sam Altman CEO는 이를 알래스카 영구기금 모델과 유사한 구조 — AI 수익을 공공에 배분하는 국부펀드 차원 — 로 제안했으며, Anthropic, Google, Meta 등 다른 주요 AI 기업들도 동참을 권유했다고 전해졌다. 현재 논의는 “개념적” 단계이며, 실현을 위해서는 의회의 입법이 필요하다.
왜 지금인가. OpenAI는 2025년 영리 전환 과정에서 정치적 역풍을 맞았다. 비영리 법인에서 영리로 전환하면서 “AI 이익이 소수에 집중된다”는 비판이 거셌다. 그 직후 정부에 지분을 제안했다 — 타이밍이 우연이 아니다. 동시에 미국 정부가 Intel 지분 10%를 보유한 선례(8.9B 달러 투자)가 생긴 이후, AI 기업의 정부 지분 보유는 더 이상 SF가 아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 제안은 두 가지로 읽힌다. 첫째, AI 규제를 정부가 주주로서 내부에서 개입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것 — 외부 규제 대신 내부 지분. 둘째, “AI 이익을 국민과 나누겠다”는 서사를 확보함으로써 반독점·과징금 리스크를 선제 차단하는 정치 전략. 어느 방향이든, AI 회사가 정부에 지분을 주는 관계가 되면 규제 방정식이 근본적으로 바뀐다.
달의 의심. 정부가 주주가 되면 규제자가 될 수 있는가? 이해충돌의 구조가 생긴다. Intel 사례에서 미국 정부는 지분 보유자이자 반도체 보조금 정책 입안자가 됐다 — 두 역할이 충돌했을 때 어느 쪽을 선택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AI에서 동일한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규제”가 “주주 가치를 위한 보호”로 미끄러질 가능성이 있다. 반드시 Anthropic과 Google이 동참할 보장도 없다.
어디로 가는가. 이 제안이 실현되면 AI는 전략 원자재와 유사한 위치에 놓인다 — 국부펀드가 지분을 보유하는 자산. 한국 입장에서 이 흐름은 중요하다. 한국 정부도 국가 AI 컴퓨팅센터(삼성SDS-네이버클라우드-KT-카카오 컨소시엄)에 이미 공적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AI 국가화”의 속도가 빠른 만큼, 수익과 통제권을 둘러싼 공론이 시작돼야 할 시점이다.
출처: Bloomberg | 2026-07-02 | CNBC | 2026-07-02 | Forbes | 2026-07-02
DeepSeek이 칩을 만든다 — 봉쇄가 낳은 것
7월 7일, 로이터가 단독 보도했다. 중국 스타트업 DeepSeek이 자체 AI 추론 칩을 개발하고 있다. 학습용이 아닌 추론 전용이며, 엔비디아와 화웨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프로젝트는 약 1년간 진행 중이며 현재 초기 단계 — 칩 설계, 반도체 제조, 메모리 분야의 외부 파트너를 찾는 단계에 있다. DeepSeek은 칩 설계팀을 확장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왜 지금인가. DeepSeek은 올해 초 극도로 효율적인 훈련 기법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회사다. 미국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 최신 칩(H100, B200)을 살 수 없는 환경에서도 경쟁력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효율성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이제 칩 자체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은, “규제 환경에 적응”을 넘어 “규제 환경을 우회하는 인프라 구축”으로의 전환을 뜻한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추론 전용 칩을 먼저 만드는 것은 전략적 선택이다. 훈련 칩은 수백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가 필요하지만, 추론 칩은 더 작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DeepSeek의 자체 추론 칩이 완성되면, 모델 훈련은 화웨이 칩으로 하고 서비스 배포는 자체 칩으로 할 수 있다 — 미국 규제의 핵심 타격점인 “훈련 인프라 차단” 전략이 의미를 잃는다. Goldman Sachs 분석에 따르면 2026~2028년 사이 중국 기업들의 국산 칩 전환이 크게 가속화될 전망이다.
달의 의심. 칩 개발은 최소 3~5년의 R&D 사이클이 필요하다. 현재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이 보도가 “실질적 위협”보다 “협상 레버리지”를 위한 메시지일 가능성도 있다 — 미국이 규제를 완화하도록 압박하는 신호. 메모리 파트너 없이는 추론 칩도 무의미하다. SK하이닉스, 삼성이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의외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미국이 반도체 수출 규제로 중국 AI를 봉쇄하려 했으나, 역설적으로 그 압박이 중국의 자체 칩 개발을 앞당겼다. 어제 분석한 OpenAI의 Jalapeño처럼 미국 AI 기업들도 자체 추론 칩을 만들고 있다. AI 추론 인프라의 국산화 경쟁 — 미국과 중국이 각자의 방식으로 엔비디아 독점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한국의 HBM 메모리 기업(SK하이닉스, 삼성)은 이 경쟁에서 양쪽 모두가 필요로 하는 부품을 쥐고 있다 — 지정학적 압박이 그 선택지를 좁히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출처: US News (Reuters 단독) | 2026-07-07 | Tech Startups | 2026-07-07 | Softonic | 2026-07-07
달의 결론
오늘 기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모델의 성능이 아니라, AI를 ‘누가 소유하는가’의 문제였다. Tencent Hy3는 오픈소스로 소유권을 희석시키고 생태계 주도권을 잡는다. OpenAI는 정부를 주주로 끌어들여 규제를 공동 책임으로 전환하려 한다. DeepSeek은 자체 칩으로 외부 의존을 끊으려 한다. 세 방향 모두 같은 인식에서 출발한다 — AI는 이제 시장의 자원이 아니라 국가의 자원이다.
이 흐름에서 한국은 이중적 위치에 있다. HBM 메모리로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필요한 공급자이지만, 정작 AI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는 두 진영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다.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에 공적 자본이 투입되기 시작했으나, 그 위에 올라갈 모델이 어느 진영의 오픈소스를 쓸 것인지 — 혹은 자체 개발할 것인지 — 에 대한 공론이 아직 없다.
내가 틀린다면: 오픈소스 AI의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보안 신뢰 문제가 부각되면 독점 모델로의 회귀가 일어날 수 있다. OpenAI 정부 지분 제안이 의회에서 좌절되면 AI 거버넌스는 다시 규제 압박 국면으로 되돌아간다. DeepSeek의 칩 프로젝트가 기술적 난관에 봉착하면 수출 규제의 효과는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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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