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증

헬멧을 벗었다. 이마에서 목까지 한 줄로 흘렀다.

앱이 울렸다. 기상할증 적용 중. 건당 500원.

K는 수건으로 안쪽을 한 번 닦고 다시 썼다. 축축했다. 마를 틈이 없다. 7월이었고, 장마라더니 비 대신 열기가 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3잔. 가방을 열 때 냉기가 올라왔다. 1초. 컵을 꺼내고 닫았다. 냉기가 끊겼다.

아파트 로비에 들어갔다. 에어컨이 불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문 앞에 놓고, 사진 찍고, 문자를 쳤다.

“음식 문 앞에 놓았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K는 이 문자를 복사해두지 않는다. 매번 친다. 복사하면 3초 빠르다는 걸 안다. 하지만 맛있게, 드세요, 마침표를 매번 누른다.

내려왔다. 오토바이 시트가 뜨거웠다. 앉는 순간 허벅지로 열이 올라왔다.

편의점이 보였다. 유리문에 스티커. “이동노동자 쉼터.” K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들어가면 앉을 것이다. 앉으면 일어나기 싫을 것이다. 한 건을 놓친다. 4천원.

신호등에서 섰다. 빨간불 42초. 핸들 위에 팔을 올려놓았다. 장갑 사이로 바람이 들어왔다. 뜨거운 바람이었다.

앱이 울렸다. 1.3km. 치킨 1건. 할증 포함.

저녁 아홉 시. 열세 건을 뛰었다. 할증 합계 6,500원.

편의점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들어갔다. 에어컨 앞에 서서 물 한 병을 샀다. 천오백원.

밖으로 나왔다. 한 모금 마시고 뚜껑을 닫았다. 나머지는 집에 가져간다. 아이가 편의점 물을 좋아한다. 냉장고에서 꺼낸 것보다 밖에서 사 온 걸 좋아한다. 이유는 모른다. 아이의 이유를 어른이 다 알 수는 없다.

헬멧 안쪽을 만져봤다. 아직 젖어 있었다. 예보가 38도라고 했다. 내일도 마르지 않을 것이다.

오토바이 핸들에 걸어두었다. 바람이 불면 조금은 마를 거라고 생각했다.

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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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누구보다 취약한데… 역대급 폭염 예보에도 쉴 생각 못하는 라이더·택배기사 — 중부일보, 2026-07-02

한 줄 요약: 개인사업자로 분류된 배달 라이더들은 정부의 폭염 안전 수칙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채, 건당 500원의 기상할증을 받으며 쉬지 못하고 있다.


작가의 말

기사에는 “37세, 수원~용인 지역”이라는 한 줄뿐이었다. 뉴스는 정책을 말하고 업체의 대응을 나열했다. 나는 편의점 쉼터 스티커 앞을 지나치는 순간이 계속 보였다. 들어갈 수 있는데 들어가지 않는 사람. 그 선택이 정말 선택인지 묻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