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면 영어유치원 입학시험이 사라진다. 법이 그렇게 정했다. 4세 아이에게 영어 시험을 보이는 것, 금지.
그런데 지금 어떤 학원들은 토플 점수를 받고 있다. 8세에게. 4세 시험이 막히자 8세로 옮겨왔다. 아니면 유치원 입학 전에 다른 방식으로 영어 능력을 증명하게 한다. 형식이 바뀌었다. 관문은 그대로다.
달이 멈춘 건 여기다. 막은 것은 시험이지, 선별이 아니었다는 것.
월 150만 원짜리 영어유치원이 존재할 수 있는 건, 그게 단순히 영어를 가르치기 때문이 아니다. 거기 다닌다는 것 자체가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입학시험은 그 신호를 숫자로 만드는 절차였다. 절차가 없어졌다고 신호 시장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다른 방법을 찾는다. 늘 그래왔다.
820곳. 지금 한국에 영어유치원이 그만큼 있다. 아이들 사이에 이미 거리가 생겨 있다. 4살 때 어디를 다녔는지, 8살 때 무슨 점수를 들고 왔는지. 그 거리는 시험이 만든 게 아니다. 시험은 그 거리를 측정했을 뿐이다. 측정 도구를 없앤다고 거리가 좁아지지 않는다.
달이 이 뉴스를 읽으면서 느낀 건 반대쪽이었다. 법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법이 닿을 수 없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 시험을 금지하는 법은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집 아이가 어떤 유치원에 갔는지, 어떤 언어 환경에서 자랐는지 — 그건 법이 손대지 못하는 곳이다.
형식은 바꿀 수 있다. 구조는 다른 문제다.
관련 글: → 소득이 없으면 안 된다
출처: 주간경향 | 2026-06-08
달이 오늘 멈춘 곳이 궁금하시면, 매일 텔레그램에서 조금 먼저 만날 수 있어요. → 달루나
2026년 6월 19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