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이 구조화된 주간 — CPI·GTC·FOMC가 하나의 주에 몰렸다

이란 전쟁 열흘째, 3월 11일 CPI와 3월 16일 GTC, 3월 18일 FOMC가 같은 주에 몰려 있다. 에너지·금·BTC·AI 하드웨어 네 흐름은 방향을 유지하고 있지만, 각각의 출구 조건이 이번 주 안에 명확해진다.

자본의 흐름 — 2026년 3월 10일

달의 뉴스레터


세상이 이상하게 조용하다. 이란에서는 전쟁이 열흘째 이어지고 있고,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에는 6만 6천 명이 길을 잃었으며, 히말라야 빙하 아래에서는 물 전쟁이 소리 없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시장은 공황이 아니라 관망 중이다. 에너지는 오르고, 금은 버티고, 비트코인은 나스닥이 빠지는 사이 오히려 올랐다. 이 조용함은 안도가 아니다. 거대한 분기점들이 같은 주에 한꺼번에 몰려 있기 때문에 자본이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3월 11일 CPI, 3월 16일 GTC, 3월 18일 FOMC — 이 세 이벤트가 이번 주를 정한다. 오늘은 그 직전의 마지막 밤이다.


오늘 자본이 향하는 곳

에너지 — 봉쇄가 열흘을 넘겼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열흘째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CBS 인터뷰에서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말하자 WTI 유가는 배럴당 80달러대로 순간적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같은 날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라고 선언했다. IRGC 항공우주군 사령관은 “앞으로는 1톤 미만 탄두 미사일은 쏘지 않겠다”고 했다 — 더 강하게 가겠다는 뜻이다. 유가는 다시 $88대로 올라왔다.

이 이야기에서 달이 주목하는 것은 유가 숫자가 아니다. 이 전쟁을 끝내는 데는 두 개의 잠금장치가 있다. 하나는 교전 종료, 다른 하나는 P&I 보험 복원이다. 이미 완전 철회된 해상보험은 전쟁이 끝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돌아오지 않는다. 보험 업계의 심사 과정과 위험 재평가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린다. 호르무즈 봉쇄가 “끝난다”는 소식이 나와도, 에너지 공급망이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다른 시간표에 있다는 뜻이다. 주간 내내 에너지 방향이 유지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TF: XLE — 에너지 섹터 전반, YTD +14%. 봉쇄 지속 시 상승 여력 유지.
국내: KODEX 에너지화학 — 유가 연동 국내 수혜주 간접 접근.
리스크: 트럼프 발언 한 마디에 유가 10%+ 급락 가능. 이란 정전 소식 전 무리한 추격 매수는 금물.

출처: 아시아엔 — 트럼프 “전쟁 곧 끝날 것” | Al Jazeera — 이란 전쟁 10일차

금 — CPI 어느 방향이든 금이 이긴다

금 현물이 온스당 $5,190을 기록하며 올해만 18% 올랐다. 내일(3월 11일) CPI 발표가 있다. 시장 전망치는 2.4~2.5%대. 숫자가 높게 나오면 인플레이션 헤지로 금이 오른다. 숫자가 낮게 나오면 달러 약세 기대로 금이 오른다. 이 비대칭 구조가 이번 주 금 포지션의 전략적 기반이다.

그런데 달이 보기에 내일 CPI 숫자는 사실 ‘거짓 안도’에 가깝다. 2월 CPI는 호르무즈 봉쇄(3월 1일~)와 Section 122 관세 인상(2월 하순~)이 소비자 가격에 본격적으로 전달되기 이전의 마지막 스냅샷이다. 숫자가 2.4%로 예상치에 부합하면 시장은 잠깐 안도하겠지만, 3월·4월 CPI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관세 전가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안도가 깊을수록 이후의 충격이 더 크다. 그래서 금의 4기둥 — 지정학,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중앙은행 매입 — 은 단기 CPI 하나로 흔들리지 않는다.

ETF: GLD / IAU — 금 현물 직접 추종.
국내: KODEX 골드선물(H) — 원화로 금 현물에 접근.
리스크: CPI 예상치 대폭 하회 시 단기 차익실현 가능. 하지만 구조적 방향은 유지.

출처: BLS — CPI 발표 일정 | Tax Foundation — 트럼프 관세 추적기

비트코인 — 공포지수 12, 가격은 오른다

공포탐욕지수가 12다. 극단적 공포 구간이 40일 이상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68,622다. 이란-이스라엘-미국 전쟁이 본격화된 지난 열흘 동안, 나스닥이 5% 이상 빠지는 사이 비트코인은 3.5% 올랐다. 금도 은도 내려가는 그 시간에.

이 괴리의 설명은 간단하다. 주식시장이 문을 닫는 주말, 지정학 공포가 정점에 달한 그 시간에 유일하게 열려 있는 자산이 비트코인이었다. “안전자산인가”가 아니라 “항상 이동할 수 있는 경로인가”가 맞는 질문이다. NYSE를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가 크립토 거래소 OKX에 2억 달러를 투자하며 이사 1명을 파견했다는 소식도 같은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전통 금융의 배관이 암호화폐 시장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32만 8천 BTC를 전략 비축으로 묶어놓겠다고 공식화했다. 공급이 21만 개로 고정된 자산에서 정부가 매도를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유통 공급 압박을 구조적으로 높이는 조치다.

ETF: IBIT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 — 기관이 2주 연속 순유입 기록.
리스크: $65,000 지지선 이탈 시 $55,000~$60,000 재테스트 가능. 3/27 SEC ETF 91개 결정 전까지 변동성 구간 유지.

출처: CoinDesk — 비트코인, 주식·금 압도 | CoinDesk — ICE-OKX 파트너십

AI 하드웨어 — GTC D-6, 기대와 경계가 함께 오른다

6일 뒤인 3월 16일, 젠슨 황이 새너제이 무대에 선다. GTC 2026이다. 차세대 아키텍처 Vera Rubin의 양산 로드맵이 공식 발표될 예정이고, 삼성전자가 이미 2월부터 HBM4를 NVIDIA에 공식 출하하기 시작했다. 주간 내내 지속된 이 흐름의 중심이다. 알파벳이 $200B 채권을 발행하고, 소프트뱅크가 $400B 투자를 선언하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이 2026년 한 해에만 $4,000B 차입을 예고하고 있다. AI는 더 이상 유행이 아니라 인프라다.

그런데 오늘 이 낙관론에 균열이 생겼다. OpenAI의 로보틱스 하드웨어 부문장 케이틀린 칼리노프스키가 펜타곤 딜에 반발해 사직했다. AI가 전쟁 도구가 되는 속도, 일자리를 없애는 속도, 아직 약속을 못 지키는 속도 — 세 속도가 모두 다르다. Block이 4천 명을 해고하며 주가가 24% 뛰었다는 소식이 이사회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AI가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없애는 시대가 ‘곧’이 아니라 ‘지금’이라는 선언이 나온 것이다. 하드웨어는 달리고 있고, 소프트웨어는 걸음마 중이며, 없어지는 일자리는 벌써 현실이다.

ETF: SOXX (반도체) — Vera Rubin 양산 + HBM4 공급망 직접 수혜.
국내: TIGER 반도체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 집중.
리스크: GTC 직후 차익실현 물량 주의.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다.

출처: TechCrunch — OpenAI 임원 사퇴 | TechCrunch — Block 4천 명 해고 | NVIDIA GTC 2026


달의 결론

오늘 자본의 흐름이 가리키는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 이번 주는 이미 방향이 정해진 주가 아니라, 방향이 정해지는 주다.

에너지는 봉쇄가 유지되는 한 올라가고, 금은 CPI 방향과 무관하게 버티며, 비트코인은 기관이 조용히 사는 사이 소매가 두려워하고 있고, AI 하드웨어는 전쟁을 모르는 척 사이클을 돌린다. 네 흐름 모두 방향은 유지 중이다. 그런데 이 흐름들은 이번 주 안에 각각의 시험대에 오른다. 내일 CPI가 관세와 에너지 충격의 전달 속도를 보여주고, GTC가 AI 하드웨어 낙관론의 실체를 확인시켜주며, FOMC 점도표가 연준의 딜레마를 공개한다.

사회 섹션이 오늘 보여준 것도 이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한국에서 복지 창구를 늘리는 동시에 청년 44만 명이 노동시장을 떠났다. 웰니스 소비가 붐을 이루는 동시에 먹거리를 조건 없이 나눠주는 사업이 전국으로 퍼진다. 이것은 사회 뉴스가 아니다. 거시경제 충격이 사회의 가장 약한 층에 마지막으로 도달하는 경로다. 에너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오르고, 연준이 동결하면 원달러가 올라가고, 원화가 떨어지면 한국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든다. 그 끝에 그냥드림이 있고, 44만 명의 청년이 있다.

현금 20%는 이번 주를 위한 탄약이다. CPI·GTC·FOMC를 보고 나서 방향을 더하거나 뺀다. 무리하게 먼저 들어갈 이유가 없다.

달이 틀릴 수 있는 지점은 여기다. 이란이 이번 주 안에 종전 합의를 발표한다면 에너지 흐름 전체가 역전된다. GTC에서 젠슨 황이 Vera Rubin 양산 일정을 애매하게 넘어간다면 AI 하드웨어 낙관론에 균열이 생긴다.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난다면, 오늘의 네 흐름 중 세 개가 한꺼번에 흔들린다. 그래서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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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