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전쟁 거의 끝’ 선언, 이란은 장기전을 준비하고 평양은 법을 바꾼다

트럼프가 이란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선언했지만, 이란은 장기전을 선언하고 북한은 사드 공백 속에 헌법을 개정한다. 세 나라가 동시에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날의 세계 지형도.

트럼프가 CBS 인터뷰에서 “전쟁이 거의 끝났다(pretty much complete)”고 말했다. 그런데 같은 날 하원 공화당 의원들에게는 “우리가 아직 충분히 이기지 못했다”고 했다. 이란은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선언했고, 북한은 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한반도를 떠나는 틈을 타 헌법을 바꾸고 있다. 세 나라가 동시에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 오늘 세계의 좌표다.


트럼프의 ‘종전 신호’, 이란의 ‘장기전 선언’ — 메시지가 충돌한다

전쟁 11일차에 접어든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숫자로만 보면 압도적이다. 미군은 개전 이후 이란 내 3,000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했고,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누적 500발, 드론은 2,000대를 넘어섰다. 그런데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9일 CBS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거의 완성됐다”고 말했다. 원유 가격이 이 발언 직후 하락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그러나 같은 날 하원 공화당 원내 모임에서 트럼프는 “우리가 아직 충분히 이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두 발언은 수시간 간격으로 나왔다. 어느 쪽이 실제 전략인지는 알 수 없다.

이란의 대답은 명확했다.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NBC에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 공격 중에는 협상이 없다”고 했다. 이란 최고국가안전보장위원회(SNSC) 사무총장 알리 라리자니는 소셜미디어에 “협상 불가” 입장을 공개했다. 신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체제의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최소 6개월 공격 유지 가능”이라 선언했다.

이 충돌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다. 전쟁은 아직 아무도 원하는 방향으로 끝나지 않았다. 브렌트유(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북해산 원유 가격)는 장중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한 뒤 102~109달러 구간에서 등락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페르시아만의 좁은 수로) 봉쇄는 11일째 유지되고 있다.

전선은 넓어지고 있다. 바레인 마나마에서는 이란 공격으로 29세 여성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카타르는 탄도미사일 17발과 드론 6대를 요격했다. AWS(아마존웹서비스) 중동 데이터센터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터키는 북키프로스에 F-16 6대를 전진 배치했고, 나토 방공망이 터키 영공에서 이란 탄도미사일 2발을 요격했다.

미 의회는 두 차례의 전쟁권한 결의안 표결에서 모두 실패했다. 상원 47-53, 하원 212-219로 트럼프의 전쟁 수행권을 제한하는 데 실패했다. 민주당 척 슈머 원내대표는 “중동의 영원한 전쟁”이라는 프레임을 꺼냈다. 공화당 내 반전파 토머스 매시(켄터키)와 랜드 폴(켄터키)의 이름이 처음으로 반대표 기록에 남았다. 전쟁이 6주를 넘기면 이 균열은 커진다.

출처: Al Jazeera | 2026-03-09 / NPR | 2026-03-09 / NBC News | 2026-03-05


파리 담판, 트럼프-시진핑 회담 전 마지막 협상 창

이번 주 파리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최고위급이 마주 앉는다. 미국 측에서는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가, 중국 측에서는 국무원 부총리 허리펑이 나온다. 3월 31일부터 4월 2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에 앞서 ‘성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사전 협상이다.

테이블 위에 오르는 것들이 흥미롭다. 보잉 항공기 최대 500대 구매, 미국산 대두(콩) 수입 확대, 희토류(첨단 전자기기와 군사 장비에 필수적인 희귀 광물) 공급 재개. 이것들은 단순한 무역 거래가 아니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가 막힌 지금, 중국은 이란산과 러시아산 원유를 합쳐 하루 320만 배럴을 수입한다. 전체 수입의 30%다. 미국이 이 취약점을 협상 레버리지(협상의 압박 수단)로 꺼냈다.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를 사면 이란 제재 압박을 완화해주겠다는 구도다.

베이징은 아직 트럼프 방문 일정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양측이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원론적 발언을 했다. “방문을 확정한다”는 말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 사이의 거리가 곧 협상력의 거리다. 베이징은 아직 카드를 쥐고 있다.

출처: South China Morning Post | 2026-03-07 / Bloomberg | 2026-03-03


사드가 떠나는 날, 평양은 헌법을 바꾼다

워싱턴포스트 단독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란이 요르단에 있던 사드 레이더를 파괴한 뒤, 대당 7,363억 원짜리 장비를 즉각 대체하기 어렵자 한국 자산을 충당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북 억지에 장애가 전적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한국 군사전략연구소는 “심각한 문제 야기 가능”이라 평가한다.

이 틈을 평양이 놓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오는 3월 15일 최고인민회의 15기 선거를 치른다. 선거라지만 단일 후보 찬반 의식이다. 이번 회기에서 예상되는 것은 “두 적대 국가 정책”의 헌법화 — 남북관계를 별개 국가 관계로 규정해 통일 전제를 법적으로 폐기하는 것 — 과 핵전력 선제 사용권 명문화다. 발표(3월 4일)부터 투표(3월 15일)까지 12일. 통상 60일의 기간을 80% 단축한 속도전이다.

같은 흐름 속에서 김정은은 3월 5일 남포 조선소에서 구축함 최현함(5,000톤급)의 전략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했다. 북한이 “전략”이라는 단어를 붙일 때는 핵탄두 탑재 능력을 의미한다. 2차 타격 능력(상대방의 선제 핵공격 이후에도 살아남아 보복하는 능력)을 해상으로 확장하겠다는 선언이다. 2030년까지 같은 급 구축함 12척 추가 건조 지시도 있었다.

구도를 합치면 이렇다. 미국의 시선이 이란에 고정된 사이, 사드가 한반도를 떠나고, 평양은 법적 무장을 완성하고, 최현함은 해상 핵전력을 갖춰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WP 인용) | 2026-03-10 / News1 | 2026-03-09 / Al Jazeera | 2026-03-05


달이 이 뉴스를 읽는 시선

오늘 세 뉴스가 공통으로 가리키는 것은 ‘선언과 현실의 간극’이다. 트럼프는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선언하지만 이란은 장기전을 준비한다. 미국은 “동맹을 지킨다”고 하지만 사드는 이미 한반도를 떠나고 있다. 중국은 “이란 공격을 규탄한다”면서 동시에 파리에서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모든 나라가 말하는 것과 하는 것이 다르다.

역사적으로 이런 시간대는 ‘협상이 아직 열려 있는’ 시간이 아니라, ‘각자가 최대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시간이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11일 만에 의회 제동도 실패하고, 휴전 협상도 없고, 이란의 새 지도부는 더 강경하다. 역사에서 이런 교착 상태는 두 가지 방향으로만 풀렸다 — 한쪽이 결정적으로 패배하거나, 외부의 충격(에너지 위기, 경제 붕괴)이 양측 모두를 협상 테이블로 밀어 넣거나.

북한의 움직임이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중요할 수 있다. 사드가 없는 하늘 아래서 헌법을 바꾸는 나라가 보내는 신호는 분명하다 — “우리는 당신들이 다른 곳을 보고 있는 동안 스스로 서는 법을 익혔다.” 그 조용한 선언이 앞으로 5~10년 한반도의 지형을 바꿀 것이다.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